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김용두 기자 |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일터에서의 '갑질'은 더욱 교묘하고 지능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국가인권위원회의 최신 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과거의 폭언·폭행 등 물리적 가해는 줄어든 반면, 교묘한 업무 배제나 사적 심부름, 메신저를 통한 휴식권 침해 등 '정신적 고립'을 노리는 괴롭힘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와 입법부는 단순한 금지를 넘어 실질적인 처벌과 구제가 가능한 '행정의 사법화' 단계로 정책의 키를 돌리고 있다.
본지 취재팀이 분석한 최근의 갑질 사례는 '회색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업무와 무관한 개인 SNS 관리를 시키거나, 퇴근 후 단체 대화방에서 업무 지시를 내리는 '디지털 갑질'이 대표적이다.
특히 중간 관리자가 하급자의 성과를 가로채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인사고과를 최하위로 부여해 퇴사를 유도하는 '인사권 남용형 괴롭힘'은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는 비중이 2024년 대비 15% 상승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및 제76조의3)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재,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시행규칙 준수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인권위가 강조하는 핵심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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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주체의 객관성 확보: 사내 감사팀이 아닌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독립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제 식구 감싸기'식 조사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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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 조치 및 유급 휴가 의무화: 신고 접수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물리적·업무적으로 분리하고,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유급 휴가 제공을 시행령으로 명문화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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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유지 의무 강화: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되거나 소문이 유포될 경우, 사업주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및 관련 조사 시행규칙)
갑질의 근절은 기업의 자정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행정과 입법이 맞물려 돌아가는 '강제적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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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의 역할 (법적 실효성 확보): 현재의 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 치명적 한계가 있다. 2025년 9월 18일 기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전 사업장 확대 적용' 입법은 주권자로서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최우선 과제다. 또한 가해자가 사업주 본인일 경우 처벌 수위를 상향하는 양형 기준의 법제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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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역할 (감독 행정의 정밀화):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 제도가 '사후 약방문'에 그치지 않으려면 AI 기반의 '갑질 데이터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직률이 급증하거나 직장 내 소통 플랫폼에서 특정 키워드가 노출되는 기업을 행정기관이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예방적 행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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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G)와의 연동: 자본 시장에서는 기업 내 갑질 발생 여부를 ESG 경영의 지배구조 리스크로 간주한다. 삼성전자(005930), 카카오(035720) 등 주요 상장사들은 사내 인권 헌장을 선포하고 갑질 발생 시 공시 의무를 강화함으로써 시장으로부터 투명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자본시장법 제159조 및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많은 기업들이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매뉴얼을 갖추고 교육을 실시하지만, 현재 현장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이는 갑질을 '개인 간의 성격 차이'로 치부하려는 경영진의 안일한 인식 때문이다.
행정기관은 기업에 교육 이수증 제출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직 문화 진단 결과를 행정 처분에 반영하는 강단을 보여야 한다. 법과 규칙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이며, 이를 상식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행정의 의지와 입법의 정교함이다.
직장 내 갑질은 단순히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조직의 생산성을 갉아먹고 국가적 인적 자원을 소모하는 범죄다. 대한민국은 '갑질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인권위의 권고를 행정 지침으로 녹여내고, 입법부가 법의 사각지대를 완전히 메울 때 비로소 우리 청년들은 마음 놓고 출근할 수 있는 일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일터에서의 민주주의가 완성될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