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송동섭 기자 |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여객기 조종실에서 부기장이 기장을 흉기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승객들이 조종실에 뛰어들어 공격자를 제압했고 기내에 있던 다른 조종사들이 항공기를 안정시키면서 대형 참사를 피했다.
사건이 발생한 항공기는 아랍에미리트(UAE) 저비용항공사 플라이두바이(Flydubai)의 여객기다. 항공기는 두바이에서 출발해 텔아비브로 향하던 중이었다.
사건은 비행 도중 조종실 내부에서 발생했다. 부기장이 기장을 흉기로 공격했고, 기장은 머리와 손 등 여러 부위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당시 기내에 있던 의료인이 부상한 조종사를 응급처치했다.
사건 당시 항공기는 급격하게 고도를 낮추며 위험한 상황에 빠졌다.
비행추적 자료에서는 항공기가 순항 고도에서 짧은 시간 동안 1만 피트 이상 고도를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실에서 정상적인 비행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항공기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파악한 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대응에 나섰다.
참사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승객과 승무원들이었다.
승객 야니브 하윤(Yaniv Hayoun)을 비롯한 여러 명이 조종실로 달려갔다. 그러나 흉기에 찔린 조종사가 조종실 문 안쪽에 쓰러져 있어 처음에는 문을 열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까스로 조종실에 들어간 승객들은 정상적으로 항공기를 조종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을 목격했다.
하윤은 당시 한 조종사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조종석 패널 부근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공격자와 몸싸움을 벌여 그를 조종석에서 끌어냈다. 약 5명의 승객이 제압 과정에 참여했으며 헤드폰 케이블 등을 이용해 공격자의 움직임을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를 조종실 밖으로 끌어낸 뒤에도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하윤은 다시 조종석으로 돌아가 조종간을 잡았다. 항공기가 고도를 잃고 있다고 판단한 그는 조종간을 몸 쪽으로 당겨 기수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취했다.
항공기 조종 경험이 없었던 그가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었던 데는 뜻밖의 이유가 있었다.
하윤은 이후 조종간을 당겨야 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에 TV 프로그램 ‘에어 크래시 인베스티게이션(Air Crash Investigation)’을 시청한 경험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항공사고수사대’로 알려진 프로그램이다. 실제 발생한 항공사고를 비행기록장치와 조종실 음성기록, 관제 교신 등을 토대로 재구성하는 항공사고 다큐멘터리다.
승객의 응급조작 이후 기내에 있던 다른 조종사들이 조종을 넘겨받았다. 항공기는 안정을 되찾은 뒤 사우디아라비아로 기수를 돌려 비상착륙했다.
기내에서는 부상자에 대한 응급처치도 이뤄졌다.
승객이었던 치과의사 쇼타 무사예프는 조종실에 들어갔을 당시 공격자가 쓰러진 조종사 위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부상한 조종사의 몸 여러 곳에 상처가 있었고 특히 손 부위의 부상이 심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공격자를 제압한 뒤에는 다른 승객들과 함께 부상한 조종사를 치료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의문은 공격자가 왜 기장을 공격했는지다.
현재 공격자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해외 보도에서는 공격자가 오만 국적의 부기장이라는 내용이 전해졌다. 용의자의 국적을 범행 동기와 직접 연결할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고의로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했는지 여부를 포함해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테러 가능성도 조사 대상이지만 현재 단계에서 정치적 또는 종교적 동기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갈등이나 다른 원인이 있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플라이두바이 측은 이번 사건이 조종실 내부의 조종사 간 충돌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수사에서는 조종사들 사이에 사전에 갈등이 있었는지, 공격자가 흉기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비행 전 이상 행동이나 징후가 있었는지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공격자가 항공기를 실제로 추락시키려 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고의 추락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사건의 성격과 동기에 대한 공식적인 최종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항공기 급강하가 공격자의 의도적인 조작에 따른 것인지, 조종실 충돌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지도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여객기는 결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안전하게 비상착륙했다.
조종사와 일부 승무원이 부상을 입었지만 승객 가운데 심각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들은 이후 대체 항공편을 이용해 이스라엘로 이동했다.
이번 사건은 항공기 보안에서 가장 대응하기 어려운 위험 가운데 하나인 ‘내부자 위협(Insider Threat)’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
공항 보안검색을 거치는 일반 승객과 달리 조종사와 승무원은 항공기의 핵심 시설과 운항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 조종실 내부에서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상에서 즉각 개입하기 어렵다는 점도 위험성을 높인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승객들이 직접 조종실로 진입해 공격자를 제압하고, 조종 경험이 없는 승객이 순간적으로 조종간을 잡은 뒤 기내에 있던 다른 조종사들이 비행을 넘겨받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졌다.
향후 조사에서는 범행 동기뿐 아니라 조종사 신원 및 보안 심사, 흉기 확보 경위, 조종실 내부 비상 대응 절차와 항공사의 승무원 관리 체계까지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