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조성윤 기자 | 국가의 흥망은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아무리 정교한 제도와 좋은 정책을 마련해도 이를 집행하는 사람이 부적절하면 국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예부터 ‘인사가 만사(人事萬事)’라고 한 이유다. 경제가 어렵고 민생의 고통이 커지는 때일수록 장관과 고위 공직자 인선은 더욱 엄중해야 한다.
한비자는 인간의 선의에만 기대 국가를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사람은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만큼 명확한 기준과 제도, 공정한 상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오늘날의 공직 인사에 적용하면 친분보다 능력, 충성보다 책임, 말보다 실적을 보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능력과 제도만으로 좋은 인사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맹자는 정치의 근본을 민심에서 찾았다. 백성이 가장 중요하고 국가와 통치자는 그다음이라고 했다.
아무리 강한 권력을 가진 지도자라도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국정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 장관 후보자를 검증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도 분명하다.
“이 사람이 권력자를 위한 사람인가, 국민을 위한 사람인가.”
대통령과 집권 세력에 대한 정치적 충성은 국민과 국가에 대한 충성과 같지 않다. 정권에는 임기가 있지만 국가는 계속된다. 장관은 물러나도 그가 내린 결정과 정책의 결과는 국민의 삶에 오랫동안 남는다. 인사권자가 정치적 이해관계나 측근의 추천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때로는 권력자에게 불편한 말을 하고 정책의 문제점을 직언하는 사람이 국가에 더 필요한 인재일 수 있다.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들로 주변을 채우면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을 기회마저 사라진다. 인사권자의 진정한 용기는 가까운 사람을 중용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측근을 과감히 걸러내고,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진영을 넘어 발탁하는 데 있다.
정약용은 목민관의 본분을 백성의 삶에서 찾았다. 벼슬은 개인의 영달을 위한 특권이 아니라 백성을 위한 책임의 자리라는 것이다. 오늘날 장관과 고위 관료도 다르지 않다.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더욱 엄격한 도덕성과 전문성, 책임감이 요구돼야 한다.
역대 정부는 측근 인사와 보은 인사, 코드 인사, 낙하산 인사 논란을 되풀이했다.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재를 기용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적 신뢰가 전문성과 도덕성을 대신하는 순간 인사는 사유화되고 국정은 위험해진다. ‘내 편’이라는 이유로 허물을 덮고 ‘상대편’이라는 이유로 능력 있는 사람을 배제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인사청문회도 본래의 기능을 되찾아야 한다. 후보자를 망신 주기 위한 정쟁의 무대가 돼서도 안 되고, 부실한 후보자를 임명하기 위한 형식적 통과의례가 돼서도 안 된다. 재산 형성 과정과 이해충돌 가능성, 과거의 말과 행동, 업무 전문성, 공직 윤리를 국민의 눈높이에서 철저히 따져야 한다.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일단 임명하고 보자’는 식의 인사다. 한 사람의 잘못된 임명이 해당 부처를 넘어 정부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인사권자는 후보자의 장점만 보고받을 것이 아니라 결격 사유와 잠재적 위험부터 살펴야 한다. 검증 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드러났다면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한비자는 능력과 제도를, 맹자는 민심과 덕을, 정약용은 실천과 책임을 강조했다. 오늘날의 공직 인사는 이 세 기준을 두루 갖춰야 한다. 능력은 있지만 도덕성이 부족한 사람도 위험하고, 도덕성은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도 국가의 중책을 감당하기 어렵다. 정치적 신뢰는 높지만 국민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한 사람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불황의 시대에 국민은 구호가 아니라 결과를 원한다. 장관의 화려한 말보다 정책의 성과를 보고, 고위 관료의 직함보다 자신의 삶이 실제로 나아졌는지를 판단한다. 권력에 충성하는 사람보다 국민에게 책임지는 사람, 말 잘하는 사람보다 일 잘하는 사람, 개인의 영달보다 공동체의 이익을 앞세우는 사람을 등용해야 한다.
사람을 얻으면 나라가 흥하고 사람을 잘못 쓰면 국정이 흔들린다. 오늘의 인사가 내일의 국가를 결정한다. 역사는 결국 물을 것이다. 그때 권력은 누구를 선택했으며, 그 선택은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이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