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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특집] EU의 CBAM 영향 재평가가 던지는 한국 산업·정책·금융의 과제

샌드백 보고서가 지적한 ‘조정가능성’이 한국 수출기업과 금융시장에 주는 함의

▲ 사진=[ESG특집] EU의 CBAM 영향 재평가가 던지는 한국 산업·정책·금융의 과제 출처: 데일리연합AI이미지생성▲ 사진=EU의 CBAM 영향 재평가가 던지는 산업·정책·금융의 과제 출처: AI생성

 

데일리연합 (SNSJTV) 박용준 기자 |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한 최근 연구들이 일부 수출국의 우려를 완화시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영국계 싱크탱크 Sandbag은 인도 철강업계의 사례를 분석해 CBAM으로 인한 비용 충격이 처음 예측되던 것만큼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생산·수출 전략을 바꾸면 일부 생산자는 낮은 탄소배출을 앞세워 오히려 혜택을 볼 수 있다 고 결론지었다.

이 보고서는 EU와 인도 간 최근 자유무역 협정 논의(2월 발표)에 포함된 2년간 5억 유로 규모 전환지원과 Climate Action Platform이라는 조건과 맞물려 향후 협상·지원 방식이 수출 경쟁력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지적한다.

CBAM은 수입재의 제품단위 배출량에 대해 가격(또는 비용)을 부과함으로써 자국 탄소가격 회피를 차단하는 목적의 제도다. 제도의 구체적 운영은 수입자가 수입제품에 내재된 탄소배출을 신고하고 해당 배출에 상응하는 비용을 산정해 지불하도록 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수출국의 생산방식·에너지원·공정별 배출량이 실질적 비용 요소로 전환된다. Sandbag 분석은 동일한 제도 하에서도 생산 포트폴리오 조정 여부가 비용·수익 구조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Sandbag 보고서의 핵심 관찰은 ‘균질한 충격’이 아니라 ‘다 양한 결과’다. 고탄소 전로(예: 전통적 용선·전기로 혼용 구조) 중심의 설비를 가진 업체는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질 가능성이 있지만, 스크랩 비중을 늘리거나 전기로(EAF)·수소 환원철(HDRI) 등 저탄소 공정을 도입한 업체는 EU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거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보고서는 생산구조 재편의 속도와 비용, 그리고 거래 상대국(또는 수입 바이어)의 검증·인증 요구가 최종적 금융영향을 결정짓는 변수라고 지적한다.

이같은 해외 분석은 한국 산업에도 즉각적 시사점을 준다. 한국은 세계적 철강 강국이자 유럽을 포함한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POSCO, 현대제철 등 대형 제철사는 이미 저탄소 전환 투자 계획을 발표해 왔지만, 수출 포트폴리오 내 고탄소 제품의 비중, 공정별 배출 자료의 가용성·추적성, 협력사(중소형 조강·압연·도금업체)들의 전환 속도에 따라 기업별·제품별 수출비용 차별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두 가지 축의 대응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수출기업의 CBAM 적응을 돕는 실무적 지원(배출 산정·검증 체계 구축, 데이터 인프라, 중소 협력사 대상 전환 자금)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배출가격제(K-ETS)·규제와 EU의 요구(탄소회계·검증 기준) 간의 연계성을 높여 ‘동등성’을 인정받을 협상력을 확보해야 한다

는 점이다. EU가 인도에 제안한 재정·기술 지원은 국가 간 협상에서 유의미한 자원이 될 수 있으며, 한국도 유사한 전환금융·정책 패키지를 검토해야 한다.

금융시장과 투자자 관점에서도 조정이 불가피하다. CBAM과 같은 외부 규제가 실물자산의 경쟁력을 바꾸면 채권·주식·대출의 리스크 프라이싱도 달라진다. 저탄소 전환 사업에 대한 자본유입이 강화되는 반면, 전환계획이 불분명한 자산은 신용·평가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은행, 연기금, 보험사 및 수출입은행 등 공적·민간금융주체는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재평가하고, 산업별 전환금융(녹색·전환 채권, 신용보강 등) 공급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기업 전략 측면에서는 배출량 계측·검증 역량 확보, 제품단위 탄소성적표시·저탄소 제품 라벨링, 공급망 차원의 데이터 연계·인증 시스템 구축이 경쟁력의 전제가 되고 있다. 단순 홍보성 ‘저탄소’ 문구로는 바이어의 신뢰를 얻기 어렵고, 실제 거래비용·관세비용·보험료 등으로 연결되는 실무적 증빙이 관건이다. 또한 설비·에너지 전환 투자 시점의 재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금융권의 보완적 정책 설계가 중소·중견 기업에겐 결정적이다.

ESG를 데일리연합은 규범적 선언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금융 안정성·공급망 책임의 문제로 본다. CBAM 사례는 외부 규제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시장 접점에서의 경쟁구조를 재편하고, 정책·금융·기업 전략의 동시적 변화를 요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은 기술·자본·정책의 조합을 통해 전환을 가속화하고, 수출품의 탄소성을 투명하게 관리함으로써 위협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지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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