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NTT Data·Engie의 글로벌 CPPA가 던진 신호등 출처: 데일리연합AI이미지생성
데일리연합 (SNSJTV) 이권희 기자 | 일본의 IT 서비스 기업 NTT Data가 프랑스 에너지회사 Engie와 체결한 전략적 협약은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의 확장에 필요한 '장기적이고 경쟁력 있는 재생에너지 접근'을 확보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다 국적 계약은 영국·네덜란드·독일 등지에서 이미 작업 합의를 맺었고, RE100 규격에 부합하는 남웨일스의 24MW 풍력발전으로부터 공급을 받는 기업전력구매계약(CPPA)을 통해 2030년 9월까지 데이터센터 전력을 확보하는 약정이 포함돼 있다.
NTT Data는 이 파트너십이 ‘가속화되는 AI 수요를 충족하면서도 지속가능성 약속을 훼손하지 않는 에너지 기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ngie 역시 글로벌 전력 솔루션 제공자로서 대규모 전력공급과 에너지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결합해 디지털 인프라 확장에 필요한 전력 리스크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원문에서 확인되는 핵심은 ‘장기 전력계약을 통한 저탄소 전력의 안정적 확보’라는 점이다.
이번 사례는 데이터센터·AI 인프라 확장 시점에서 전력 조달(가격·탄소량·안정성)이 곧 사업확장의 핵심 제약조건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재생에너지 증서(REC)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발전 프로젝트에 연계된 CPPA처럼 장기공급과 추가성(additionality)을 입증할 수 있는 구조가 요구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동시에 지역별 전력망 여건과 규제·시장구조에 따라 같은 전략이 적용되기 어렵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한국 기업들에게의 직접적 함의는 명확하다. 네이버·카카오·SK·KT 등 국내 대형 데이터센터·클라우드 운영자와 AI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글로벌 고객과 경쟁할 때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확보 계획'을 제출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해외 사업을 확장하려는 한국 기업들은 현지에서의 CPPA 체결 능력, 글로벌 에너지사업자와의 파트너십 역량, 그리고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재무적·계약적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책 측면에서는 CPPA를 둘러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기업이 해외에서 장기 전력계약을 체결할 때 국내 규정(전력시장 연계, REC 취득·인정, 회계·공시)과 해외 계약의 상호운용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기업의 국제적 재생에너지 조달을 촉진하기 위해 PPA 관련 세제 혜택, 국내 전력망 확충과 계통연계 규정 완화, RE100·탄소중립 등급의 국제적 인정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
금융시장과 투자자의 시선도 바뀌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같은 에너지집약적 자산의 가치평가에서 '재생에너지 확보 가능성'과 '전력비용 전망'이 중요한 변수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금융기관과 연기금, ESG채권 시장은 기업의 에너지조달 계획을 신용평가·투자판단의 요소로 더 엄격히 볼 것이며, 이는 자금조달 비용과 조건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급망 규제와 거래관계 측면에서도 파급력이 크다. 글로벌 고객과 규제 당국이 공급망 전반의 탈탄소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의 성격은 서비스 공급의 '조건'이 될 수 있다. 한국 기업이 국내외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서비스나 클라우드 인프라가 저탄소 전력을 기반으로 하지 못하면 수주경쟁력 저하, 원가 불리, 혹은 규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NTT Data·Engie 사례는 ESG를 단순한 홍보문구가 아닌 사업 리스크이자 경쟁전략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는 점을 시사한다. 기업은 에너지조달과 공급망의 탄소구조를 실무 차원에서 설계하고, 정책당국은 국제적 전력구매계약(PPA/CPPA)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제도적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향후 한국 기업의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 경쟁력은 '누가 안정적으로, 비용효율적으로, 그리고 추가성을 입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