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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기획] '2072억 피해' 베트남 부부 검거가 남긴 과제… K-웹툰을 노리는 글로벌 해적판의 실체

서버 압수와 사이트 폐쇄 너머… 국경 없는 콘텐츠 탈취에 맞설 '글로벌 저작권 가이드라인' 시급

 

데일리연합 (SNSJTV) 정상규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와 베트남 공안부, 인터폴의 긴밀한 국제 공조를 통해 연간 2,072억 원 규모의 저작권 피해를 양산하던 대형 불법 유통 사이트 3곳이 전격 폐쇄됐다. 현지에서 국내 웹툰을 영어로 번역해 전 세계에 무단 배포해 온 베트남 국적의 운영자 부부도 검거되어 기소 절차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웹툰을 비롯한 민간 기업과 정부 기관이 초기부터 증거를 수집하고, 2023년부터 끈질기게 추적해 온 끝에 거둔 값진 결실이다. 이번 사건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단속을 피해 오던 글로벌 불법 유통 세력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민관 합작 공조 수사의 모범적인 선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번 검거 소식의 쾌거 뒤에는 K-콘텐츠 시장이 마주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과거의 불법 유통이 단순히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미러링 사이트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의 범죄 패러다임은 철저하게 '글로벌 다국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어에 능통한 현지 인력이나 유학생을 대거 고용해 기업형 번역·검수 시스템을 갖추고, 영어권 독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광고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이처럼 불법 유통이 조직화·지능화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K-웹툰의 세계적인 인기에 비해 정식 글로벌 플랫폼의 공급 속도와 접근성이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를 온전히 따라가지 못하는 격차에 존재한다.

 

정식 번역본이 출시되기 전, 단 몇 시간 만에 해적판 번역본이 불법 사이트에 업로드되는 구조적 시차 속에서 전 세계 독자들은 죄책감 없이 불법 경로에 노출되고 있다.

 

더욱이 규제와 처벌의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이른바 '법적 관할권의 파편화'는 이러한 사고를 심화시키는 주범이다. 불법 운영자들은 자국의 저작권법 처벌 수위가 낮거나 단속이 느슨한 국가에 서버를 구축하고 가상자산을 통해 범죄 수익을 세탁한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 역시 베트남 현지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될 예정이지만, 현지 저작권법상 최고 형량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원화 기준 약 6,000만 원 수준의 벌금에 불과하다.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산업적 피해 규모와 비교했을 때 범죄 억제력이 턱없이 부족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저작권 보호 체계는 단순한 사후 적발 위주에서 벗어나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맞이해야 한다. 우선 전 세계 주요 거점국 간의 저작권 침해 처벌 기준을 상향 평준화하는 '글로벌 저작권 표준 가이드라인' 정립이 시급하다.

 

국가 간 법적 처벌 수위의 격차가 존재하는 한 불법 업자들은 언제든 또 다른 규제 청정지역으로 서버를 옮겨 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구글이나 cloudflare(클라우드플레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불법 사이트의 광고 수익 체인을 차단하고 검색 노출을 즉각 중단하도록 강제하는 국제적 징벌 조항도 도입되어야 한다.

 

K-웹툰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경을 초월한 범죄 속도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강력한 글로벌 사법 공조 체계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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