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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비평

[데스크 분석] ‘학생복’인가 ‘브랜드복’인가… 17만원 셔츠 뒤에 숨은 교복 시장의 민낯

 

데일리연합 (SNSJTV) 송은하 기자 |  교복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교육의 영역인지, 아니면 대형 브랜드의 독과점 시장인지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교육부가 전국 5,687곳 중·고교를 전수조사한 결과, 정장형 교복 평균 낙찰가는 26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실상은 정반대다.

 

추가 구매가 잦은 셔츠 한 벌이 최대 17만 8,000원, 바지는 9만 9,000원까지 치솟는 기형적 가격 구조가 확인되면서 학부모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정작 가격 부담을 낮추겠다던 ‘학교주관 구매제도’는 거대 브랜드들의 놀이터로 전락했고, 시장의 67.8%를 4대 브랜드가 장악한 독과점 구조 속에서 ‘가격 상한제’는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교복 시장의 폭리 구조는 매우 교묘하다. 전체 세트 가격은 상한선 내에서 관리하는 척하지만, 성장기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여벌 셔츠나 바지 등 추가 구매 품목에 가격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풍선효과’식 폭리를 취하고 있다.

 

이는 교육비 부담 완화라는 제도적 취지를 비웃듯,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된 학교 현장의 폐쇄성을 악용한 전형적인 상술이다. 학교가 입찰을 진행해도 특정 대형 브랜드가 반복적으로 선정되거나 유찰을 통한 수의계약으로 이어지는 관행은,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겠다는 제도의 본질을 완전히 왜곡하고 있다. 결국 학부모들은 정해진 브랜드의 제품을 울며 겨자 먹기로 구매해야 하는 ‘강제된 소비’의 굴레에 갇혀 있다.

 

이러한 행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ESG) 경영 관점에서도 낙제점에 가깝다. 특히 사회(Social) 분야에서의 핵심인 ‘소비자 보호’와 ‘공정 거래’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의무 구매 성격이 강한 교복 시장은 일반 패션 시장과 달리 진입장벽이 높고 수요가 확실한 ‘특수 시장’이다.

 

이러한 시장적 지위를 이용해 학생의 성장기를 볼모로 고수익을 창출하는 행태는 기업 윤리 측면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악습이다. 진정한 의미의 ESG 경영을 표방한다면, 기업들은 단순한 이윤 극대화에서 벗어나 청소년의 보편적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인 가격 정책과 투명한 공급망 관리를 선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의 단순한 정보 공개 확대만으로는 이러한 구조적 병폐를 해결하기 어렵다. 이제는 시장의 자율성에만 기대지 말고, ‘특수 시장’에 걸맞은 강력한 행정적·법적 조정이 뒤따라야 한다. 생활형 교복의 품목별 가격 상한제 적용은 물론, 특정 업체로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입찰 방식 개선과 불공정 담합 여부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가 시급하다.

 

더 나아가 학교 현장이 대형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에 휘둘리지 않도록 소비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교복 사양 표준화’와 같은 근본적인 대책도 검토되어야 한다.

 

교복은 학생들에게 단순한 옷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지금의 교복 시장은 학생들의 배움보다 대형 브랜드의 배를 불리는 데 더 몰두하고 있다. 기업들이 스스로 ‘학생을 위한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탐욕적인 가격 정책을 고수한다면 사회적 지탄과 더불어 엄중한 제재의 칼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교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이제는 교복 시장의 고질적인 폭리 구조를 뿌리째 뽑아낼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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