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송동섭기자 |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금융 당국의 강력한 규제가 도리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제도적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금융권이 범죄 피해 방지를 명분으로 사업자 계좌 개설 및 거래 한도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면서, 소상공인과 스타트업은 물론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들까지 금융 시스템의 장벽에 부딪히며 경영상의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현재 금융기관은 보이스피싱 방지를 이유로 신규 사업자 계좌 개설 시 까다로운 증빙 서류를 요구하거나, 초기 입출금 한도를 극도로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금융 당국은 이를 통해 범죄 이용 계좌의 유통을 차단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러한 ‘현미경 규제’가 자금 유동성이 생명인 기업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행정 편의주의적 사고에 매몰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업의 신뢰도’와 관계없이 모든 사업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가정하는 구조적 불균형이다. 대다수의 정상적인 사업자들은 대규모 거래나 빈번한 대금 결제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신설 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수개월간 ‘한도 계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원재료 대금 지급 지연, 인건비 결제 차질 등 실질적인 경영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범죄를 예방한다는 미명 아래 정당한 경제 활동의 주체들이 오히려 시스템의 피해자가 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규제가 기술의 발전과 상충한다는 점이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유연한 자금 운용을 요구받지만, 현실의 금융 규제는 과거의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다.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된 시점에서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기술적 대안 마련보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거래 제한’을 선택함으로써 금융 당국과 시중은행이 책임을 기업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의 본질은 자본이 필요한 곳에 원활히 공급되도록 하는 것에 있다. 보이스피싱이라는 심각한 범죄를 척결해야 한다는 대의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나, 그 해법이 정상 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범죄 차단’이라는 일차원적 목표에서 벗어나, 기업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정교한 데이터 분석 모델을 도입하고, 성실한 사업자에게는 과감히 금융 문턱을 낮추는 이원적이고 스마트한 규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범죄 예방이라는 정책적 목표가 기업의 생존권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지금의 상황은 분명 제도적 균형을 상실했다. 금융 당국은 일률적인 규제의 칼날을 거두고, 금융 혁신과 범죄 척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기업을 가두는 방식의 규제는 결국 국가 경제 전체의 활력을 저해하는 또 다른 독이 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