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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비평

【재조명】 유튜브 한 편이 끄집어낸 진실, 특산품 키운 손 폐업 통지가 날아드는 나라, 인구 4만 영동의 역설

"왜 나를 쫓아내나요?"… 영동군 '산속새우젓' 60대 귀농인의 절규, 지역소멸 시대 행정의 민낯

 

데일리연합 (SNSJTV) 박용준 기자 |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영동시장1길 4. 전통시장 한쪽에 자리한 작은 점포 '산속새우젓'의 이야기가 최근 유튜브 채널 '사장님이야기'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왜 나를 쫓아내나요? 새우젓을 지역 특산품으로 키웠더니… 폐업 위기에 내몰린 60대 귀농인"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은 공개와 동시에 수많은 댓글과 공유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한 사람의 생계 문제로 묻힐 뻔했던 사건이 '인구 4만 자치단체와 한 귀농인의 갈등'이라는 보다 큰 사회적 의제로 재조명되고 있다.

 

영상 속 60대 귀농인의 호소는 단순한 개인의 억울함이 아니다. 한 사람이 평생을 걸고 일군 작은 가게가 어떻게 행정과의 갈등 속에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영동군의 공식 입장과 사실관계를 다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산속새우젓 점포의 60대 사장은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영동으로 귀농한 이주민이다. 충청북도 최남단, 산으로 둘러싸인 이 작은 군에서 그는 '산속에서 만든 새우젓'이라는 다소 역설적인 콘셉트로 점포를 열었고, 수년간의 노력 끝에 지역을 찾는 이들에게 영동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특산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영동읍 한복판의 점포 위치는 영동시장이라는 전통시장의 유동 인구와 결합돼 지역 명소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 영상에 담긴 사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그는 지금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임대 분쟁의 구체적 법적 쟁점과 양측 주장은 추가 취재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 귀농인이 공개적으로 "왜 나를 쫓아내나"라고 외칠 만큼 일이 진행됐다는 점이고, 그 외침이 영상이라는 형태로 전국에 송출되기 전까지 지역 사회나 행정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중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사실만으로도 이 사건은 단순한 임대차 분쟁의 범주를 넘어선다.

 

이 사건을 보다 입체적으로 읽기 위해서는 영동군이라는 자치단체가 처한 인구·지역소멸의 현실을 함께 봐야 한다. 영동군은 1965년 12만 4,075명을 정점으로 인구가 매년 2~3%씩 줄어들어 2018년 6월 마침내 5만명선이 붕괴됐고, 2026년 현재는 4만명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 정부가 지정한 89개 인구감소지역에 포함된 대표적 농촌 자치단체로, 행정안전부가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우선 투입하는 핵심 대상지이기도 하다. 영동군 스스로도 위기의식을 절감해 한때 '인구수 5만 명 지키기 운동'을 전 직원 차원에서 벌였고, 2024년부터는 결혼해 아이를 낳고 키우면 최대 1억 2,400만원을 지원하는 이른바 '1억원 성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군 직원들이 부서별 경쟁을 벌이며 주민등록을 옮기는 운동을 펼치고, 2명 이상 전입해 6개월 이상 거주한 가정에 재래시장 상품권을 지급하기까지 했다. 한 명의 신규 군민을 모시기 위해 군 행정력 전체가 매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정작 도시를 떠나 이 산골에 자리 잡아 가게를 열고 지역의 작은 특산품을 만들어낸 60대 귀농인이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은, 이 모든 인구 정책의 진정성과 정합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새 군민을 들이기 위해 1억원 가까운 인센티브를 설계한 자치단체에서, 이미 정착한 한 명의 귀농인이 행정과의 갈등 끝에 떠나야 할 처지가 됐다면, 영동군의 인구 정책은 어디서부터 다시 점검돼야 하는가.

 

지역 특산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해도 이 사건을 다시 보게 만드는 중요한 잣대다. 농촌 자치단체의 특산품은 자치단체가 위에서 지정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한 사람의 농민, 한 사람의 가공업자, 한 사람의 상인이 십수 년에 걸쳐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영동의 포도와 복숭아·사과·곶감이 그러했고, 전국의 무수한 지역 브랜드가 그러했다.

 

영동읍 시장 한 모퉁이에서 '산속새우젓'이라는 다소 낯선 조합으로 가게를 일군 60대 귀농인의 노력 또한 그러한 자생적 특산품화 과정의 한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외지에서 온 한 사람이 자기 자본과 시간을 들여 영동이라는 이름을 입힌 상품을 만들었고, 그 상품이 시장 안에서 일정한 인지도를 얻는 단계에 진입했다면, 이는 군의 입장에서도 '돈으로 살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다.

 

산속새우젓이 어떤 분쟁의 결과로 사라진다면, 그것은 한 점포의 폐업이 아니라 영동이라는 지역 브랜드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일이다. 그 자리를 다시 메우기 위해서는 또 누군가가 십수 년에 걸쳐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유튜브 영상의 재조명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문제 제기는 '정보의 비대칭'이다. 행정과 개인 간의 분쟁에서 개인은 늘 압도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행정은 조직과 법무와 예산을 가지고 있고, 개인은 자신의 입과 두 발 외에 다른 무기가 없다.

 

과거에는 이런 비대칭이 지역 언론과 의회의 견제로 일부 보완됐지만, 인구 4만 대의 농촌 자치단체에서 지역 언론의 취재 밀도는 제한적이고 의회의 견제 기능도 한계를 갖는다. 이번 사건이 지역 신문이 아닌 전국 단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비로소 공론화됐다는 사실은, 풀뿌리 자치의 가장 취약한 지점이 바로 이 '풀뿌리 감시 시스템의 부재'에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동시에 이는 디지털 시대 시민 저널리즘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165만 구독자급 대형 채널이 아니더라도, 한 사람의 진심 어린 호소가 영상이라는 형태로 송출되는 순간 그 이야기는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전국의 시청자에게 도달하고, 거기서 형성된 여론은 다시 자치단체로 환류된다.

 

영동군의 입장에서 산속새우젓 사건은 이제 더 이상 '영동읍 시장 한 구석의 임대 분쟁'이 아니다. 그것은 영동군 행정의 신뢰도와 귀농·귀촌 정책의 진정성에 대한 전국 단위의 평가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유튜브의 재조명을 통해 반드시 밝혀져야 할 부분도 명확하다.

첫째, 분쟁의 정확한 사실관계다. 점포 임대 계약의 구체적 조건은 무엇이었고, 임대 기간 만료·재계약·임대료 인상 등 어떤 사유로 분쟁이 시작됐는지, 그 과정에서 행정의 역할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가 객관적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

 

둘째, 영동군 차원의 중재 노력 여부다. 자치단체가  정착한 귀농인의 분쟁에 대해 어떤 조정·중재·지원 절차를 운용했는지, 또는 운용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가 설명돼야 한다.

 

셋째, 전통시장 상권 보호와 지역 특산품 보존을 위한 제도적 장치의 작동 여부다. 영동시장이 군의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의 핵심 거점이라면, 그 안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된 특산품 점포에 대한 보호 장치가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넷째, 귀농·귀촌인의 권리보호 체계다. 외부에서 들어온 정착민이 지역 토착 이해관계자와 충돌했을 때, 자치단체가 중립적 조정자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원칙이 명문화돼 있는지가 점검돼야 한다.

 

다섯째, 행정의 설명 책임이다. 한 군민이 공개적으로 "왜 나를 쫓아내나"라고 묻고 있다면, 자치단체는 그 질문에 공개적으로 답할 의무가 있다. 침묵은 가장 나쁜 답변이다.

 

영동군은 사건의 사실관계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분쟁 당사자 간 조정을 위한 행정의 중립적 중재 역할을 자임하며, 만약 행정 절차상 흠결이 있었다면 이를 인정하고 보완하는 것이다. 인구 소멸 시대의 자치단체에 가장 큰 자산은 새로 들어오는 군민의 신뢰이며, 그 신뢰는 1억원의 인센티브보다 한 건의 진솔한 분쟁 해결에서 훨씬 강하게 형성된다.

 

반대로 한 명의 귀농인을 '쫓아내는' 것으로 비치는 행정은 잠재적인 수백 명의 귀농 후보자에게 '영동은 들어가지 말아야 할 곳'이라는 메시지를 송출한다. 이 손익 계산을 가장 잘 알아야 하는 곳이 바로 인구 5만 선이 무너진 자치단체다.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임대 분쟁이 아니다. 그것은 인구가 빠져나가는 한 농촌 자치단체에서, 한 사람의 정착 시도가 어떻게 좌절되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며, 동시에 행정이 한 시민의 목소리에 어떻게 응답하는가에 관한 윤리적 시험대다.

 

'산속새우젓'이라는 작은 점포 하나가 살아남느냐 사라지느냐의 문제는, 인구 4만 영동의 미래를 가늠하는 가장 미세한 바로미터다. 큰 정책의 성공은 작은 사례의 해결에서 증명된다. 1억원의 인구 정책이 진심이라면, 그 진심은 산속새우젓 사장의 질문에 군이 어떻게 답하느냐에서 가장 먼저 검증될 것이다.

 

유튜브가 끄집어낸 한 사람의 목소리가, 한 자치단체의 행정 철학을 다시 쓰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영동군의 다음 행보를 전국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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