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이소현 기자]작년 홍콩에서 79일간 벌어진 도심 점거 민주화 시위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지만, 홍콩 청장년 네 명 가운데 한 명이 도심 시위가 재개되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 민간 연구기관인 홍콩아이디어센터(香港集思會)가 15∼39세의 청장년 1천5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약 30%가 홍콩 사회에 불만을 느끼고 있으며, 25%는 도심 점거 시위가 재개되면 참가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작년 도심 시위를 주도한 연령층인 20∼24세는 43%가 홍콩 사회가 변해야 한다고 답해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가장 강하게 나타냈다.
응답자들은 가장 큰 불만 사항으로 높은 임대료와 주택 공급 부족 등 주택 문제를 꼽았고, 물가와 중국 관광객 증가도 불만 사항으로 제시했다. 응답자의 30%는 중국과의 문화 통합에 반대했으며, 42%는 중국 본토에 의존하지 않고도 홍콩이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답했다.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11%가 '대결'이라고 답해 6.9%에 그친 '분담'을 웃돌았다.
작년 도심 시위를 주도한 조슈아 웡(黃之鋒·18) 학민사조(學民思潮·중고등학생 단체) 위원장은 "정치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정당들이 정부의 정치 개혁안을 지지하면 청장년으로부터 지지를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나 라이(黎黃靄玲) 홍콩아이디어센터 총재는 "조사 결과는 청장년이 이제는 개인의 발전 욕구를 충족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사회 진보를 강렬하게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홍콩 정부가 학생들을 중국으로 여행 보내 애국심을 주입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콩 시민과 학생은 정치적 제한 없는 완전한 행정장관(행정수반) 직선제 등 정치 개혁을 요구하며 작년 9월 28일 이후 79일간 도심의 주요 간선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경찰에 체포된 시위 참가자 수는 역대 최대인 1천3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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