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이소현 기자]인도네시아의 주류 판매 제한을 앞두고 주류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에서 고급 주류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세계 4위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까지 판매량이 줄면, 아시아시장에서의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주류업체 디아지오가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주류 판매 제한 정책을 시행하는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디아지오는 맥주 브랜드 기네스와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인 조니워커, 보드카 브랜드 스미노프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증류주 생산업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16일부터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알콜 도수 5% 미만 주류를 팔 수 없도록 막겠다고 지난 1월 발표했다. 청소년 음주 문제를 해결하고 주류 판매점 주변의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알콜 도수가 낮은 주류가 규제 대상이기 때문에 맥주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맥주업체 하이네켄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하이네켄의 인도네시아 맥주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하이네켄은 인도네시아 맥주 브랜드 빈땅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하이네켄은 이번 규제가 맥주를 판매하는 5만5000개의 소매점과 슈퍼마켓의 매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청소년 음주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지나친 정책이라고 평했다. 또 인도네시아 양조협회도 정부 규제가 관광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발리와 자카르타 등 인기 관광지에서 여행객들이 맥주를 사기 어려워지는 탓이다.
주류업체들은 중국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가 부패 척결 운동을 벌이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접대나 선물용으로 인기였던 고급 술의 판매가 급감했다.
코냑 브랜드 마르텔과 앱솔루트 보드카, 시바스리갈 등을 보유한 프랑스 주류업체 페르노리카와 브랜디업체 레미 코앵트로 등이 특히 큰 손해를 봤다. 페르노리카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내 매출이 2013년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했다고 전했다. 페르노리카의 연 매출 중 3분의 1 은 아시아시장에서 나오고, 중국은 연간 매출의 12%를 책임질 정도로 중요한 판매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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