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이소현 기자]그리스의 새 정부가 독일에 줄기차게 요구해온 2차 세계대전 피해에 대한 배상금 액수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말이 아닌 수치로, 구체적으로 배상액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상금 2천787억 유로는 우리 돈 330조 원이다. 그리스가 독일을 비롯한 대외 채권단에 빌린 돈보다 27조 원이나 더 많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올 초 집권 이후 독일의 전쟁 배상 문제를 공론화했다. 나치 정권은 1940년부터 44년까지 그리스를 점령했다. 당시 디스토모, 칼라브리타 등지에서 수많은 사람이 학살됐고, 민간인 25만 명이 기아에 시달리다 숨졌다. 또 그리스 정부는 나치 점령 때 사회기반시설 파괴로 경제가 초토화됐다며 피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독일이 전쟁 이후 그리스에 일부 배상하기는 했지만, 주요 피해 내역이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리스가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도덕성을 건드려 구제금융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독일은 1960년 서독이 1억 1천500만 마르크를 그리스에 지불해 배상이 완료됐다는 입장이다. 구제금융 협상과 전쟁 피해 배상 요구는 전혀 관계없는 문제인데 그리스가 엉뚱한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리스가 경제 위기에 빠지면서 두 나라가 사이가 꼬이기 시작했는데, 그리스는 긴축 완화를 요구하고 있고 돈을 빌려준 독일은 안 된다고 반대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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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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