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남성현 기자]끝없는 경기 불황으로 중고 가전이나 가구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내 중고품 재활용센터 사장들은 절약이 몸에 밴 나이든 사람들 못지않게 최근들어 대학생이나 신혼부부 등 젊은 사람들도 중고를 많이 찾는다고한다.
‘저렴함’이 미덕인 불경기가 재활용센터에겐 정말 호재일까. 이같은 질문에 도봉 재활용센터를 운영 관계자는 고개를 저었다. 최 씨는 “경기가 안 좋으면 재활용센터가 잘 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반대”면서 “새 물건 구입이 줄면 나오는 물건도 줄어 들고, 사람들이 이사를 안 가다보니 물건을 버리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대문구 대학가에 위치한 재활용센터 대표 A 씨는 “불경기도 불경기지만 대학 기숙사가 늘어나고 2000년대 후반부터 빌트인(Built-inㆍ가전제품 등이 이미 구비된) 원룸이 늘면서 매출이 40%정도 줄었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불황과는 별개로 친환경적ㆍ합리적 소비 성향을 보이는 ‘중고족’에 대해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고 시장에 가보면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물건들”이라며 “물론 불경기에 사람들이 새 제품을 구입하기에 경제 사정이 넉넉치 못하다고 볼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친환경적 의식이 성장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본주의와 소비의 상징인 미국이지만 미국인들은 거의 쓰레기와 가까운 것들도 재활용해서 거래할 정도로 실용적”이라면서 “우리도 ‘남이 쓰던 물건은 안 쓴다’는 전통적 인식보다 ‘저렴하고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실용적 인식을 하는 사람이 느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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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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