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연합 이소현 기자]빨랫줄에서 떨어진 도둑 이야기이다. 설 연휴 첫날인 지난 달 18일, 서초구에 있는 아파트에서 있었던 일인데, 30대 송 모 씨가 14층에 침입해 현금을 훔치다가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베란다로 도망쳤다.
베란다로 가서 미리 준비한 빨랫줄을 창살에 묶고 도망치려 했지만 도주 과정에서 1층으로 떨어져 척추와 다리뼈가 분쇄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빨랫줄 묶고 도망친 이 절도범은 전직 요리사였다고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웨딩홀 뷔페 요리사로 일하며 1남 1녀를 부양하는 건실한 가장이었지만, 이혼 후 재산 대부분을 넘기고 양육비까지 부담하는 처지가 되자 범죄의 유혹에 빠져든 것이다.
범죄 수법도 갈수록 치밀해졌는데, 송 씨는 헬멧까지 쓴 채 배달원인척하며 아파트 현관문을 통과한 뒤, 범행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고층 아파트만 털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건실한 가장에서 이른바 '빨랫줄 도둑'으로 전락한 송 모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7차례에 걸쳐 금품 1억2천만 원을 훔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뒤, 치료가 끝나는 대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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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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