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김준호기자] '서초동 세 모녀 살해사건' 피고인 강모(48)씨가 정신감정을 받는다.
법원은 재판 진행을 일단 중단한 뒤 공주치료감호소에 강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뢰하고, 감정결과가 나오면 다음 재판 기일을 정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강씨가 작성한 유서와 그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던 내용 등을 제시하며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범행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2∼3년간 어떻게 버틸 수 있겠죠. 부채가 좀 있지만, 아파트가 있어 살 수는 있겠지만, 손 벌리고 아쉬운, 시쳇말로 제가 쪽팔려서"라고 진술했다.
유서에서는 '잘나가던 시절 다 가고 나서 점점 어려워지고 이제는 마이너스 인생이 시작되는 것 같네요. 조금 더 있으면 정말 추한 꼴을 보일 것 같고 혼자 가면 남은 처자식이 불쌍한 삶을 살 것 같아 같이 가려 합니다'라고 적었다.
강씨는 또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자살에 실패하고 도망 다니던 때 자신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하고는 '막장스토리 만들려면 119신고부터 말이 안 되고 해외 도주하던지 돈이라도 빼돌렸을 것'이라는 자필 진술서를 남기기도 했다.
검찰은 "유서의 필체가 정돈돼 있고, 이미 한번 범행을 시도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것이 아닌 계획된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사건이 위중한 만큼 정신감정에 대해서는 재판부 판단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지난 1월 6일 서울 서초동 자신 소유 아파트에서 아내(44)와 맏딸(14), 둘째딸(8)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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