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금연구역이 확대됨에 따라 설 자리를 잃은 애연가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골목으로 숨어들거나 자동차에서 담배를 피우고, 아직은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스크린골프장 등을 찾아 흡연 욕구를 채우고 있다.
금연구역 확대 시행 이후 흡연족을 가장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은 골목이다. 서울은 일부 대로변조차 금연구역인 경우가 많아 점차 골목길로 숨어드는 흡연족이 늘고 있다.
주변 음식점에서는 골목길에 넘쳐나는 담배꽁초로 인해 아예 골목길에 간이 재떨이를 설치했다.
골목 흡연족이 늘면서 골목 주변 주민들의 불만은 높아졌다. 영등포구 당산동 한 번화가 주변에 사는 조모(여·52) 씨는 “골목길에 담배꽁초나 침 등이 떨어져 있는 것은 물론이고 겨울에 창문을 닫아둬도 2∼3층까지 담배 냄새가 올라와 불쾌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자동차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강화된 금연법 시행 후 사회 전반에 금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많은 회사들이 사업장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아직 금연이 시행되지 않은 스크린골프장이나 당구장 등에도 애연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한 당구장에도 퇴근 시간이 지나자 7개의 당구대 중 5개의 당구대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당구장 직원 박모(24) 씨는 “지난해보다 올해 손님이 크게 늘었는데 대부분의 손님이 재떨이를 찾는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금연구역 확대 시행 이후 음식점이나 PC방에서 종이컵 등을 요구한 뒤 흡연을 하다 속속 적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처벌 사례는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윤준식 기자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