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감 시작과 동시에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감사원의 무성의한 자료제출 태도를 집중 성토하면서 한 시간 정도 지난서야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는 등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감 개시를 선언하면서“감사원에 대해서는 국회만이 유일한 감사기구인데 국감의 제 기능이 작동되지 않고 감사원이 오히려 국감을 방해하고 있다는 판단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고 중대한 결함이 드러나고 있다”며“자료를 요청하면 전혀 협조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감사원이) 오히려 자료를 뭉개고 밤 늦게 전달하거나 아직도 제출하지 않는 그런 일이 매우 많다”며“(감사원) 외부의 유일한 감사기구인 국회의 감사기능을 무력화시키는 행태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력히 경고하고 지적한다. 이런 행태가 반복된다면 국회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의원은“7년째 국감을 하고있는데 이번 감사원 국감처럼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20일 전에 요구한 자료가 왔는지 어제 확인하니 단 한 건도 안왔다고 해서 오더라도 받지말라고 했다”며“오늘 저는 처음으로 국감하면서 제출자료 0건을 갖고 국감에 임하고 있다. 감사원의 국감 방해가 도를 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임내현 의원은“여러가지 제출하지 않은 자료 중에서도 예컨대 청와대에 관해 겨우 몇 마디 질의해 두 장짜리 서면자료를 제출받았다는데 그것마저도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또 제가 전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있으면서 요구했던 자료가 지금보니 허위사실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도“지금 감사원이 어떤 모습인가. 감사관이 뇌물로 구속되고, 비리에 연루되고 감사 결과까지 왜곡될 수 있는, 이런 감사원이 도대체 국감 때 제대로 자료 제출도 안한다는 게 말이 되겠냐”고 따졌다.
그러면서“90건의 자료를 한 달 전에 요구했는데 아무런 답변이 안오다가 어제 오후 5시에 왔다는 게 말이 되냐, 국감을 하라는 것인가”라며“도저히 납득될 수 없으니 그 경위를 정확히 확인해서 밝히라”고 요구했다.
감사원의 부실한 자료제출을 성토하는 목소리는 여당에서도 나왔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야당 의원들이 감사원의 자료 제출 실태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는데 오늘만큼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공감해본 적이 없다”며“LH에서 이런 저런 감사를 당했다는 제보를 듣고 몇번이나 LH 감사를 나갔냐고 물었더니 (감사원은) 0번 나갔다고 했다. 한 달 전부터 이것을 갖고 씨름했는데 14번 나갔다는 것을 어제 확인해줬다”고 지적했다.
황찬현 감사원장은 잇따른 지적에“국감 중 많은 자료를 제출하고 기존 자료를 가공해 만들고 하면서 여러가지 시간적 제약이 있었던 점을 일부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며“자료제출과 관련해 몇가지 부분에 대해 법사위에서 열람하도록 의결하신다면 그 문서에 대해 열람시켜드릴 용의가 있다”고 해명했다.
세월호 최종감사결과가 국회에 늦게 보고됐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이번에 통보해야 될 기관도 많고 이 사건이 갖는 사회적 의미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다시 한번 오탈자까지 챙기는 등 실무적 작업을 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공개하게 된 것이 지난 10일자”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난번에 국회에서 답변하기를 8월말까지는 가능하면 감사결과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은 이 자리를 빌려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박창희 기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