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탑기어 트랙’이라고 불리는 자동차 경주장 안산스피드웨이를 불법으로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업체 대표 장 모(54)씨 등 관계자 3명을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안산스피드웨이는 영국 BBC방송의 세계 최고 자동차 버라이어티 쇼‘탑기어(TOP GEAR)’의 한국판 방송‘탑기어 코리아’를 촬영한 곳으로 알려져 자동차 경주 동호회 회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이곳은 지난 2005년 말 자동차 경주장 시공사가 부도나면서 트랙만 남고 보호벽 등 안전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

또 자동차 경주장을 운영하려면 해당 시·도지사의 승인을 받고 등록해야 하는데 안산스피드웨이는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

채권단 대표인 장씨 등은 지난 2012년 8월부터 2년여 동안 경기 안산시 안산스피드웨이를 동호회 단체 등에 대관해주고 모두 4억20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장씨는 유치권을 행사한다는 명분으로 사무실을 이곳에 세운 뒤 자동차 경주 동호회로부터 하루에 400~600만원의 사용료를 받고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안산시에는 자동차 안전 교육을 한다는 명목으로 허위 통보하고 2시간 사용료(110만원)만 지급해 돈을 빼돌렸다.

부지를 소유한 안산시에 사용 신청을 하지 않고 행사를 여는 등 14차례에 걸쳐 6000만원 상당의 돈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또 안산스피드웨이가 시의 인가를 받은 시설인 것처럼 속이고 수도권과 가깝고 사용료가 저렴하다고 홍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이곳에서 달리던 차량이 뒤집히면서 모두 불에 타고 해당 운전자는 병원 입원 치료를 받은 대형 사고가 1년에 4~5차례 발생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자동차 경주의 경우 시속 200~300㎞의 속도로 달리기 때문에 안전 시설을 의무로 설치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어“해당 부지가 적정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감독할 책임이 있는 안산시 공무원이 이를 알고도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시 공유지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안산시 감사과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이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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