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편강한의원의 대표한약 '편강탕'. (사진=유튜브 캡처)
편강한의원이 개발한 한방생약 편강탕의 아토피ㆍ천식ㆍ비염에 대한 효능효과를 두고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1일 편강한의원 공식 홈페이지에는 질환별 평균 편강탕 복용량으로 감기는 1개월, 편도선염은 2개월, 비염은 3개월, 천식과 기관지염은 4개월, 아토피성 피부염은 6개월(침치료 병행)과 8개월, 폐섬유화는 10개월 이상, 폐기종과 기관지 확장증은 1년 이상이 제시돼 있다.
편강한의원은 폐를 튼튼하게 하는 편강탕이 이 질환들의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편강한의원 법무팀 담당자는 "아토피는 피부 질환이고, 천식과 비염은 호흡기 질환으로 증상이 같아 동일한 편강탕을 처방해도 된다"며 "폐가 튼튼해지면 편도나 호흡기 관련 기관들도 치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의계와 의료계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질환마다 병변이 다르므로 같은 한약을 처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의료계는 편강탕의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예방과 치료를 주장하는 편강한의원에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COPD는 유해한 입자나 가스 흡입으로 폐의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이 일어나 기도가 막히면서 기류 속도가 감소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만성적으로 가래를 동반한 기침을 하는 '만성기관지염'과 종말세기관지(終末細氣管支) 이하의 폐포들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폐포격벽이 파괴되는 '폐기종'이 혼합돼 양자간의 구분이 힘든 경우 이를 총칭해 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라고 한다.
차의과대학병원 외과 박해린 전문의는 "COPD는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난치병"이라며 "여러 원인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같은 한약을 처방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편강한의원 법무팀 담당자는 "편강탕은 중병인 COPD를 예방하거나 이미 앓고 있다면 악화되지 않게 돕는다"며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병세가 나빠지지 않게 상태를 유지해주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편강탕이 아토피, 천식, 비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히고 있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대표원장은 편강탕을 40여년 연구한 끝에 개발했지만, 아직 효능효과를 입증할 논문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국내외 학술지나 관련 학회에 편강탕 효능효과에 관한 논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학회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연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는 "편강탕을 복용했을 때 어떤 기전으로 폐가 튼튼해지고, 얼마나 좋아지는지에 대한 자료가 없다"며 "알러지에 대한 자가항체 반응으로 나타나는 아토피, 천식, 비염을 폐기능 향상으로 고친다는 것도 의학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편강한의원 법무팀 담당자는 "편강탕에 들어가는 10여 가지 약재가 각각 어떤 기전으로 폐기능 강화 효과를 발휘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미국의 저명한 SCI급 학술지에서 받아주지 않고 있다"며 "논문 인정이 더 쉬운 동물시험 결과를 SCIE급 학술지에 등재하기 위해 신청했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편강한의원은 지난 2011년부터 각각 충남대학교와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편강탕의 독성과 유효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동물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월 한 달간 한약 20% 할인 행사를 하면서 '약장사' 의혹에 휩싸인 바 있는 편강한의원은 단일 처방에 약효 의문까지 더해져 의약학계에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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