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리아, 큰입배스, 가시박 등 우리나라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생물들이 정부의 퇴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식지를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지난 9월30일 국회 환경노동위 김용남 의원(수원병·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일명‘괴물쥐’로 통하는 뉴트리아를 비롯해 파랑볼우럭, 큰입배스, 가시박, 미국쑥부쟁이 등 5개 동·식물들은 지속적으로 서식지를 넓히면서 토종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습지의 수초대를 닥치는 대로 망가뜨리는 뉴트리아는 지난 2006년 경남 진주, 함안, 창녕, 의령, 양산, 창원 등 6개 시·군에서 확인된 이후 전국으로 서식 범위를 확대해 왔다.
지난 2010년에는 부산, 대구에서 확인됐으며, 2011년에는 경남 밀양, 경북 경산과 바다 건너 제주에서 발견됐다. 2012년에는 경남 김해, 경북 성주, 2013년에는 경남 합천, 충북 충주 등지로 서식지가 넓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뉴트리아는 야행성인 데다 거의 물에서 생활하는 동물이어서 당국에서는 정확한 수를 파악하지 못한 채, 대략 8000~1만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960~70년대 초에 도입돼 전국의 저수지, 하천 등에 정착한 큰입배스도 토종 어류와 알을 잡아먹어 고유 어종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지만 확산 추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국내 13개 주요 저수지와 하천을 대상으로 큰입배스의 상대풍부도(특정지점에서 잡힌 어류의 총개체수 중에서 해당 어류가 차지하는 비중)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10년 전체평균 5.2%였으나 2013년에는 8.2%로 3.0%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팔당호(6.3→14.9%), 주남저수지(1.6→8.2%), 대청호(2.7→10.6%)에서는 밀도가 2.4~5.1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지 중에서 유일하게 양양 남대천에만 큰입배스가 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강릉시의 죽헌저수지와 장현저수지에서도 발견돼 서식범위가 확산 중이다.
일명‘블루길’로 불리는 파랑볼우럭은 번식력이 높은 잡식어종으로 물속에 사는 곤충과 새우, 물고기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으며, 담수 생태계를 파괴한다.
13개 수생태계에서 블루길의 상대풍부도를 측정한 결과 지난 2010년 30.7%에서 2013년 24.7%로 전체평균은 약간 낮아졌지만 안동호(0.8→28.1%), 제주도(52.5→86.7%) 등지에서 1.6~35배로 높아졌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 2010년 수산저수지에서 처음 블루길이 확인된 이후 용수저수지, 광령지, 연화지로 확산됐다. 파라호의 경우 2010년에는 블루길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2013년에는 무려 11.9%의 상대풍부도가 측정됐다.
김용남 의원은“우리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생물들의 서식범위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관리하고 퇴치해야할 정부 정책이 사실상 실패한 것을 의미한다”며“지금이라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퇴치사업 지침을 마련해 지자체와 적극적인 공조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립 기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