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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9시 등교’, 아직도 혼란스럽다”

  • 등록 2014.10.01 10: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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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정책이 지난달 30일 시행 한달째를 맞았다. 초· 중학교에서는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반면, 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또한, 경기지역에 이어 일부 시·도교육청들도 등교시간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수렴과정에서 빚어진 경기도교육청의 시행착오를‘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분위기다.

수원 A고등학교 2학년 김 모양은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9시 등교정책에 따라 기존 8시20분에 시작된 1교시 수업을 오전 9시20분터 받는다.

이렇다 보니 7교시 정규수업과 보충수업을 끝낸 하교시간도 평소 오후 5시에서 6시로 늦어졌다. 김양은“오후 7시30분에 학원에 갔다가 10시30분에 집에 오면 파김치가 된다”며“학교에서 학원까지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쉴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양은“점심시간도 한시간 늦춰지면서 오후 1시10분으로 변경됐다”며“오전 공복시간이 길어져 배고픔을 더 많이 느끼고 점심 때 식사를 많이 하게 돼 그런 상태로 오후 6시까지 수업을 계속 듣다보면 졸립고 힘이 든다”고 했다. 김양과 같은 고교생들은 현재 9시 등교로 인한 점심시간 조정, 하교시간 지연, 오후 수업의 피곤함 증가, 생활리듬의 변화 부적응, 교통불편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반면, 초·중학생들은 등교시간이 20~40분 미뤄져 대체로 여유 있게 등교하고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초·중학교는 9시 등교 시행이 하교시간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 S초등학교 5학년 이모양은“평소 8시40분까지 학교에 갔는데 9시로 늦춰지면서 아침 밥도 먹고 늦잠도 자고 있다”며“무엇보다 잠을 더 잘 수 있어 좋다”고 했다.

9시 등교는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지난 7월1일 취임과 동시에 정책 추진 의사를 밝혀 찬·반 논란이 일었다.

학생·학부모의 의견수렴 없이 등교 시간을 일방적으로 조정하면 학생 등교에 교통불편이 야기되고 맞벌이 가정 자녀의 등교지도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학부모단체와 일부 교원단체의 지적이 있었지만 9시 등교정책은 그대로 시행됐다.

이 과정에서 교육감이 지난달 중순 9시 등교 시행 안내공문을 각 학교에 보낸 것은 학교장의 권한을 침해하는 강압적 조치라는 비판도 있었다.

결국 학교 구성원의 요구가 아니라 도교육청의 결정에 따라 시행된 9시 등교는 일부 학생·학부모에게 불편한 정책이 됐고 교육정책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성남 D고교 김모(2학년)군은“학교는 설문조사도 하지 않은 채 9시 등교를 강제로 결정했다”며“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은 정책은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방 추진이라는 논란 속에서도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 정책은 다른 시·도교육청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전북교육청은 다음달 1일부터 초·중·고교의 등교시각을 30분 늦추기로 했다. 학생들에게 잠을 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일률적으로 9시 등교를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별로 여론수렴을 거쳐 등교시각을 오전 8시20분~9시 사이로 조정하도록 권장했다.

김병관 기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데일리연합뉴스팀 기자 hidai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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