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전세가 수준에 낙찰되는 아파트 경매 물건이 속출함의 따라 이 상을 잘 이용하면 전세탈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일 경매전문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9월까지 수도권 지역의 감정가 2억원 이하의 주택 경매물건 수는 1만67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1521건)에 비해 5225건이 늘었다. 특히 이들 물건 가운데 상당수가 전셋값 수준인 매매가의 70% 안팎에서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삼익세라믹아파트’(전용면적 43㎡)는 두 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1억216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최근 4명이 응찰해 감정가 1억9000만원의 69.3%인 1억3169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전셋값은 9400만원으로(KB일반시세 기준), 낙찰가(1억3169만원)와의 차이는 불과 3760만원이다.
경기 김포시 감정동 ‘신안실크밸리’(전용면적 85㎡)는 두 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980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10명이 응찰해 감정가 2억원의 68.1%인 1억3620만원에 13일 주인을 찾았다. 전셋값은 1억원으로, 낙찰가와 3620만원 차이다.
인천 서구 왕길동 ‘유승아파트’(전용면적 60㎡)는 두 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735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24명이 응찰해 감정가 1억5000만원의 70.1%인 1억511만원에 낙찰됐다. 전세가가 7000만원으로 낙찰가와 3500만원 차이다.
늘어난 물건 수에 반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금액 비율)은 하락세다. 수도권지역의 감정가 2억원 이하 주택의 낙찰가율은 4월 78.6%를 시작으로 7월(75.2%)과 8월(73.5%)에 이어 9월(73.3%)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1~9월 평균 낙찰가율은 76.5%로, 작년 평균 낙찰가율(84.8%)에 비해 8.3%나 떨어졌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감정가 2억원 이하의 주택 경매물건이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 한 달 내에 예정된 경매 물건이 1800여건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수요자들이 경매를 통해 전셋값 수준으로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며 “낙찰가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금전적 부담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