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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박기성 칼럼] 롯의 아내를 기억하라

대전주님의교회 박기성 목사


 

MBC의 토요일 예능프로그램인 <놀면 뭐하니?>에서 공항에 이효리를 픽업하기 위해 나온 김종민이 이효리에게 물었습니다. “비행기가 안 흔들렸냐? 나는 죽는 게 무섭다” 이효리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김종민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죽으면 맛있는 걸 못 먹는다. 맛있는 게 너무 많다” 맛있는 것이 너무 많은 이 세상을 떠나 죽는다는 것이 무섭다는 김종민의 대답에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종민의 예능 속 바보스러움은 그만의 캐릭터는 아닙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아니 모두는 아닐지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또 다른 김종민입니다.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롯의 아내가 그 예입니다. 소돔 성이 멸망당할 때에 의로운 롯과 그의 가족은 구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천사는 롯의 가족을 집 밖으로 이끌어 낸 후에 “도망하여 생명을 보존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돌아보거나 들에 머물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롯의 가족이 소돔을 떠나 가야할 곳은 소알이라는 성읍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 중 롯의 아내가 소알을 향해 달려가다 뒤를 돌아봄으로 그만 소금 기둥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급한 상황 속에서도 롯의 아내가 뒤를 돌아본 것은 분명 소돔에 남겨둔 것들 때문일 것입니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도 뒤에 남겨 놓은 것들에 대하여 미련(未練)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을 엿보게 합니다. 

 

미련(未練)이라는 단어는 상례(喪禮)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미련(未練)의 ‘미(未)’는 ‘아직 ∼이 아니다’라는 뜻이고, ‘련(練)’은 소상(小祥) 때 입는 상복(喪服)을 의미합니다. 소상은 사람이 죽은 후 1주기 때 지내는 제사를 말합니다. 즉 ‘미련(未練)’은 ‘사람이 죽은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소상 때 입는 연복(練服)을 아직 입을 때가 되지 않았다.’라는 뜻입니다. 

 

옛날에는 부모님을 여의면 3년 상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1년도 되지 않았다면 아직도 자식의 마음속에서는 부모님을 떠나보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런 마음을 지닌 자식에게는 말 그대로 ‘연복을 입을 때가 아닌’, ‘미련’인 것입니다. 여기에서 “품었던 감정이나 생각을 딱 끊지 못함”이라는 뜻의 ‘미련(未練)’으로 의미가 발전한 것입니다.

 

가끔 홀로 등산을 하곤 합니다. 들머리 가까운 곳에 차를 세워두고 산에 오르기 시작합니다. 정상에 오른 후에 다시 들머리 쪽으로 돌아옵니다. 거기에 차를 두고 왔기 때문입니다. 들머리에 차를 세워두지 않았다면 걸어온 길이 아닌 다른 길로 하산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더 많은 풍광과 즐거움을 누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들머리에 차를 세워 두었기에 아쉽게도 원점회귀(原點回歸)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들머리가 곧 날머리가 된 것입니다. 

 

남겨둔 것이 많은 사람, 그래서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은 롯의 아내처럼 뒤를 돌아볼 가능성이 많습니다. 구원의 성인 소알 만을 바라보고 달려가야 할 상황에 롯의 아내가 뒤를 바라본 것은 남겨둔 것에 대한 미련 때문입니다. 

 

야곱은 인생을 ‘나그네 길’(창 47:9)에 비유했습니다. 신앙인은 나그네입니다. 나그네의 짐 보따리는 최대한 가벼워야 합니다. 또한 지나온 길이나 묵었던 곳이 아무리 화려하고 웅장했어도 그것에 대해 미련을 두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가는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훗날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롯의 아내를 기억하라”(눅 17:32)고 말씀하셨습니다. 두고 갈 것에 미련을 두지 않는 인생, 쌓아둔 것이 없어 옮기는 발걸음도 가벼운 나그네 인생. 

롯의 아내를 기억하며 잠시 인생길에 대해 묵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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